"Traditional IRA에 50만 달러가 있는데, Roth로 전환하면 좋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세금을 엄청 내야 한다던데, 정말 해야 할까요?"
지난달 상담했던 박선생님의 고민입니다. Roth IRA 전환은 강력한 은퇴 전략이지만,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불필요한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 전환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Roth 전환이란 무엇인가?
Roth IRA 전환(Roth Conversion)은 Traditional IRA, 401(k), 403(b) 등 세금 유예 계좌의 자산을 Roth IRA로 옮기는 것입니다. 전환하는 금액은 그해 과세 소득에 추가되어 일반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이후 성장분은 영원히 비과세입니다.
전환의 핵심 논리
- 지금 낮은 세율로 세금을 내고
- 나중에 높은 세율을 피하며
- 평생 비과세 성장과 인출을 누린다
간단한 예시 Traditional IRA 100,000달러를 Roth로 전환:
- 당장: 22% 세율이면 22,000달러 세금 납부
- 20년 후 7% 성장: 386,968달러 (전액 비과세)
- 인출 시: 세금 0달러
Traditional IRA로 그냥 두면 20년 후 386,968달러 인출 시 전액 과세됩니다.
왜 Roth 전환을 해야 하나?
이유 1: Required Minimum Distribution(RMD, 최소 인출 의무) 회피 Traditional IRA는 75세부터 RMD가 시작되지만, Roth IRA는 평생 RMD가 없습니다. 필요 없는데도 강제로 인출해서 세금 내는 일이 없습니다.
이유 2: 소셜 시큐리티 과세 감소 Traditional IRA 인출은 소득에 포함되어 소셜 시큐리티의 과세 비율을 높입니다(최대 85%). Roth 인출은 소득에 포함되지 않아 소셜 시큐리티 과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유 3: 상속 시 유리 상속자가 Roth IRA를 물려받으면 비과세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Traditional IRA는 상속자의 소득세율로 과세됩니다.
이유 4: 세금 다각화 은퇴 후 Traditional과 Roth를 둘 다 가지고 있으면 매년 세율을 조절하며 인출할 수 있습니다. 큰 지출이 필요한 해에는 Roth에서 인출해 세율이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유 5: 미래 세율 상승 대비 현재 미국 연방 부채가 계속
증가하면서 미래 세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낮은 세율로 전환해두면
미래 세율 상승을 피할 수 있습니다.
골든 타임: 최적의 전환 시기
황금기 1: 은퇴 직후 ~ 소셜 시큐리티 전 (62-70세)
은퇴하면 소득이 급격히 줄어들어 세율이 낮아집니다. 소셜 시큐리티를 받기 전까지가 Roth 전환의 최적기입니다.
예를 들어, 직장 다닐 때는 24% 세율이었지만 은퇴 후에는 12%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기간에 매년 적정 금액을 전환하면 세금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황금기 2: 소득이 일시적으로 낮은 해
- 실직 기간
- 사업 손실이 난 해
- 큰 의료비 지출로 공제가 많은 해
- 안식년이나 휴직 기간
이런 해에는 소득이 낮아 낮은 세율 구간에 있으므로 전환 기회입니다.
황금기 3: 시장 폭락 직후
주식시장이 폭락해서 IRA 가치가 떨어진 시기에 전환하면 더 적은 세금으로 더 많은 주식을 Roth로 옮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000달러어치 주식이 70,000달러로 떨어졌을 때 전환하면:
- 70,000달러에 대해서만 세금 납부
- 주식은 회복되면서 100,000달러 이상으로 성장
-
모든 성장분은 비과세
세율 구간을 활용한 전환 전략
2024년 연방 소득세율 (부부 합산 기준):
- 10%: $0 - $22,000
- 12%: $22,001 - $89,075
- 22%: $89,076 - $190,750
- 24%: $190,751 - $364,200
- 32%: $364,201 - $462,500
전략: 세율 구간 상한선까지 채우기
현재 12% 구간에
있다면, 22% 구간으로 넘어가기 직전까지만 전환합니다.
구체적 예시 은퇴 후 소득:
- 투자 배당금: 15,000달러
- 파트타임 수입: 20,000달러
- 총소득: 35,000달러
- 표준 공제(2024년 부부): 29,200달러
- 과세 소득: 5,800달러
12% 구간 상한($89,075)까지 남은 금액: 83,275달러
이 정도까지는 12% 세율로 Roth 전환 가능합니다. 83,000달러를 전환하면 약
9,960달러 세금을 내지만, 나중에 22-24%를 내는 것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여러 해에 걸친 단계적 전환
한 번에 큰 금액을 전환하면 세율이 급등합니다. 여러 해에 나눠서 전환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사례: 이선생님 (62세, Traditional IRA 600,000달러)
나쁜 전략: 한 번에 전환 600,000달러 전환 → 24-32% 세율 → 약 150,000달러 세금
좋은 전략: 8년 분할 전환 매년 75,000달러씩 전환 → 12% 세율 유지 → 총 72,000달러 세금
차이: 78,000달러 절약!
추가 고려사항
- 소셜 시큐리티 시작 전 최대한 전환
- RMD 시작 전 Traditional IRA 잔액 줄이기
-
매년 세율 구간 확인하며 조정
Roth 전환 시 주의할 함정들
함정 1: 메디케어 프리미엄 급등
전환 금액이 Modified Adjusted Gross Income(MAGI, 수정 조정 총소득)을 높여서 2년 후 메디케어 Income-Related Monthly Adjustment Amount(IRMAA, 소득 연동 월 조정 금액)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2024년 기준 부부 합산 MAGI:
- $206,000 이하: 기본 프리미엄
- $206,001 - $258,000: 월 $69.90 추가
- $258,001 - $322,000: 월 $174.70 추가
- 더 높으면 더 많이 추가
큰 금액을 전환해서 MAGI가 급등하면 2년 후 메디케어 비용이 크게 늘어납니다. 이것도 계산에 포함해야 합니다.
함정 2: 세금 낼 현금 부족
전환하는 돈 자체는 은퇴 계좌에 그대로 있지만, 세금은 별도로 내야 합니다. 세금 낼 현금이 없으면 전환이 불가능합니다.
절대로 전환하는 IRA에서 세금을 내면 안 됩니다. 59.5세 이전이면 10% 페널티까지 내야 하고, 그 돈은 비과세 성장 기회를 잃습니다.
함정 3: 5년 규칙
각 Roth 전환마다 5년 대기 기간이 있습니다. 59.5세 이전에 전환한 금액을 5년 안에 인출하면 10% 페널티를 냅니다. (59.5세 이후는 해당 없음)
함정 4: ACA 건강보험 보조금 손실
65세 이전에 Healthcare.gov에서 건강보험을 구입하고 보조금을 받는다면, Roth 전환으로 소득이 증가하면 보조금이 줄거나 없어질 수 있습니다.
함정 5: 주세 고려 누락 연방세만 계산하고 주세를 빼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캘리포니아(최대 13.3%), 뉴욕(최대 10.9%) 같은 고세율 주에서는
주세까지 포함한 총세금을 계산해야 합니다.
부분 전환과 전략적 조합
전부 또는 전무가 아닙니다. 일부만 전환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전략 1: Traditional과 Roth 균형
은퇴 시점에 Traditional 50%, Roth 50%를 목표로 합니다. 이렇게 하면 은퇴 후 유연하게 세금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전략 2: RMD 최소화 전환
Traditional IRA를 완전히 비우지 않고, RMD가 낮은 세율 구간에 머물 정도로만 줄입니다.
예를 들어, 75세 RMD가 연 20,000달러 정도가 되도록 Traditional IRA를 약 500,000달러로 줄이고 나머지는 Roth로 전환합니다.
전략 3: 고성장 자산 우선 전환
Traditional IRA에 여러 투자가 있다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산(기술주,
성장주)을 우선 Roth로 전환합니다. 안정적 자산(채권)은 Traditional에
남겨둡니다.
한인 특유 상황과 전략
상황 1: 한국 귀국 계획
한국으로 영구 귀국할 계획이라면
Roth 전환이 더욱 중요합니다. 미국 거주자가 아니어도 Roth IRA는 비과세 인출이
가능하지만, Traditional IRA 인출은 미국 세금 신고를 해야 합니다.
상황 2: 한국 국민연금 수령
한국 국민연금도 미국
소득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이것이 소득을 높여서 Traditional IRA 인출 시 세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Roth로 미리 전환해두면 이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상황 3: 자녀에게 상속 계획
한국에 있는 자녀에게
상속한다면 Roth가 훨씬 유리합니다. Traditional IRA는 상속자가 10년 내 인출해야
하며 그들의 세율로 과세되지만, Roth는 비과세입니다.
상황 4: 교회 헌금과 자선 기부
70.5세 이후 Qualified
Charitable Distribution(QCD, 자선 기부 인출)을 활용한다면 일부 Traditional
IRA를 남겨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QCD는 Traditional IRA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례 분석
사례: 최선생님 부부 (남편 64세, 아내 62세)
- Traditional IRA: 800,000달러
- Roth IRA: 50,000달러
- 일반 계좌: 200,000달러
- 소셜 시큐리티: 남편 67세, 아내 70세 시작 예정
- 현재 소득: 없음 (은퇴 상태)
3년 전환 계획 (64-66세) 연도별 전환액:
- 1년차 (64세): 85,000달러 전환 (12% 세율, 약 10,200달러 세금)
- 2년차 (65세): 85,000달러 전환 (12% 세율, 약 10,200달러 세금)
- 3년차 (66세): 85,000달러 전환 (12% 세율, 약 10,200달러 세금)
총 전환: 255,000달러 총 세금: 약 30,600달러
67세 이후 (소셜 시큐리티 시작)
- Traditional IRA 잔액: 545,000달러
- Roth IRA 잔액: 305,000달러 (기존 50,000 + 전환 255,000)
- 소셜 시큐리티로 대부분 생활비 충당
- 추가 필요 시 Roth에서 비과세 인출
75세 RMD 시작 시
Traditional IRA에서 RMD 약
22,000달러/년만 발생 만약 전환 안 했으면 RMD 약 32,000달러/년
결과
- 총 30,600달러 세금으로 255,000달러를 비과세 계좌로 전환
- 20년 후 세금 절감 예상: 100,000달러 이상
-
상속 시 자녀들에게 비과세 자산 제공
실천 가능한 액션 플랜
이번 달에 할 일
- 작년 세금 보고서 꺼내서 현재 세율 확인하기
- Traditional IRA, 401(k) 잔액 총액 계산하기
- 올해 예상 소득과 공제 항목 정리하기
3개월 안에 할 일
- CPA나 세무 전문가와 Roth 전환 상담하기
- 세율 구간별 전환 시뮬레이션 돌려보기
- 전환 세금 낼 현금 확보 방법 계획하기
올해 안에 할 일
- 첫 Roth 전환 실행하기 (연말 전)
- 내년 전환 계획 세우기
- 5-10년 장기 전환 로드맵 만들기
Roth 전환은 마라톤입니다. 한 번에 끝내려고 하지 말고 여러 해에 걸쳐 전략적으로 진행하세요. 지금 낸 세금이 미래의 수십만 달러 세금을 절약하고 진정한 재정적 자유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